KB국민은행이 현대자동차와 협력해 이르면 이달부터 현대차 협력사에 0%대 대출을 제공한다. 현대차는 KB국민은행에 1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예치해 협력사 대출금리를 낮추는 ‘협력사 대출이자 지원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협력사들은 보다 낮은 금리로 운영자금을 확보할 수 있어 경영 안정화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 협력사 대상 0%대 대출 지원
이번 프로그램의 대상은 현대차의 1~3차 협력사로, 기업 규모에 따라 차등적인 대출 한도가 설정된다. 1차 협력사는 회사당 최대 50억 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으며, 2~3차 협력사는 최대 20억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가장 큰 혜택은 대출 금리 인하 부분이다. 현대차가 KB국민은행에 예치한 1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활용해 협력사 대출 금리를 약 3%포인트 낮출 수 있다. 여기에 KB국민은행이 자체적으로 추가 우대금리(1~2%포인트)를 적용하면, 상당수 협력사가 1% 미만의 초저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일부 협력사에는 무이자 대출까지 제공될 예정이다.
KB국민은행과 현대차의 협력 모델
이번 협력은 단순한 대출 지원을 넘어, 지속 가능한 상생 모델을 구축하는 데 목적이 있다. KB국민은행은 협력사 지원을 위해 신용보증기금에 50억 원을 특별 출연했으며, 이 외에도 추가적인 우대금리 적용 등 파격적인 금융 지원 조건을 마련했다.
KB국민은행과 현대차는 이미 해외에서도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2022년부터 KB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법인(KB뱅크 인도네시아)은 현대차와 협력해 자동차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KB뱅크는 2023년 1월부터 11월까지 약 1900억 원 규모의 자동차 대출을 실행하며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경쟁 금융사들의 유사 프로그램
한편, 현대차 협력사 대출 시장에서는 KB국민은행뿐만 아니라 주요 시중은행들도 경쟁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IBK기업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은 이미 현대차와 협력하여 유사한 대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대표적으로 신한·하나은행은 현대차와 함께 2000억 원 규모의 대출이자 지원 펀드를 조성해 1~2차 협력사들에게 대출 금리를 3%포인트 인하한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우리·신한은행은 1723억 원 규모의 2~3차 협력사 전용 펀드를 조성해 4%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기업은행 역시 현대차와 협력해 935억 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조성, 1~2차 협력사에 1.3%포인트의 금리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펀드는 높은 수요로 인해 대부분 소진된 상태로, 1월 말 기준 잔여금은 총 119억 원에 불과하다.
이번 KB국민은행과 현대차의 협력은 협력사들의 금융 부담을 낮추고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KB국민은행 역시 주요 금융기관으로서 현대차와의 협력을 강화하며 기업 금융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